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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초 긴급 치질(치질 4기) 수술 후기 - Episode 2

by 스페이트 2021.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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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긴급 치질 수술 후기 - Episode 1에 이어 Episode 2 포스팅해본다.
Episode 1은 아래 링크 참고.
2021.11.18 - [살아가는 이야기] - 초 긴급 치질(치질 4기) 수술 후기 - Episode 1

수술 다음날 입원 2일 차 (토요일)

어제 수술 직후 마취가 풀린 후 극심하고 꾸준한 고통이 있었다. 정말 너무 아팠다.
나중에 지인에게 치질 수술 얘기했더니 본인도 너무 아팠다고 공감해줬다.
유부녀였는데 일시적인 고통이 있는 자연분만보다 극심한 고통이 꾸준한 치질 수술이 훨씬 힘들었다고 했다.

수술 다음날 아침이 되자 이제는 똥꼬 아픔은 참을만했다. 참을만하니 이제 허기짐이 몰려왔다.
동네 항문 전문 병원에서 매 끼니때마다 제공하는 식사는 아주 먹을만했다. 이 집 맛집이다. ㅋㅋ

병원에서 제공하는 식사. 이 집 맛집이다 ㅋㅋ


하루 세번 식사 후에는 식이섬유는 두 봉씩 반드시 먹었다.

치질 수술 후 매 끼니 먹고 있는 식이섬유


아침을 먹고 10시경이 되자 수술했던 의사 선생님께서 회진을 돌았고
치질 4기, 부어 있는 상태에서 긴급 수술한 거라 많이 아팠을 것이고 회복도 더딜 수도 있다고 하셨다.
식이섬유 두포씩 매 끼니때마다 먹고 내일이나 모레부터 화장실 하루에 한 번씩만 가면
큰 아픔 없이, 별 문제 없이 회복할 수 있다고 또 강조하셨다.

점심, 저녁 이 집 맛집의 반찬을 음미하며 아주 맛있게 밥을 잘 먹었다.
내일부터 벌어질 말 못 할 고통은 예상도 못하며....

입원 3일 차 (일요일)

아침을 먹으니 드디어 뱃속에서 서서히 신호가 온다.
치질 수술 후 첫 똥에 대한 두려움도 서서히 온다. 얼마나 아플지. 녹슬 식칼이 나온다는 느낌이라는데. ㅠㅠ

흔한 치질 수술 첫 똥 후기.JPG


치질 수술 후 첫 똥의 어마 무시함을 인지하고 똥을 쌌는데 웬걸 하나도 안 아프게 아주 부드럽게 똥이 나왔다.
아프다는 건 다 거짓말이었구나 이 집은 음식 맛집이 아니라 치질 맛집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ㅋㅋ
이제 거동도 자유스러워 의사 선생님 진료를 보러 갔는데 당당하게 첫 똥을 쌌다고 말했다.
별로 아프지 않았다고 하니 치질 수술 후 첫 똥이 아프다는 건 다 옛날 말이다. 요새는 안 아프게 수술한다 라고 하셨다.

수술 방법인 CPH(원형 자동봉합기 치핵절제술)와 식이섬유의 힘인가 보다. ㅋㅋㅋ
열심히 까먹지 않고 식사 후에 꼬박꼬박 식이 섬유를 챙겨 먹었다.

입원 3일차 (월요일-퇴원일)

기상하자마자 밥 먹기 전부터 신호가 온다. 참을 수 있는 그런 게 아니다. 바로 화장실로 직행~
뭐 걱정 없다 나에게는 두 박스의 식이섬유가 있고 끼니때마다 먹었으니 무슨 걱정이 있겠는가.

부드럽고 시원하게, 매우 짧은 시간에 입원 3일 차 똥을 싸고 좌욕을 하고 연고를 바르고 아침을 먹었다.
그런데 또 신호가 온다. 참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식은땀이 흐른다. 참을 수가 없다.
또 시원하게 변을 봤다. 불과 두어 시간 만에 똥을 두 번이나 쌌다. 물론 아픈 건 없었다.

퇴원 전 진료 시 의사 선생님은 여전히 똥은 하루에 한 번만 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수술 부위가 빨리 아문다고. 똥을 싸면서 수술 부위를 자극하면 그만큼 회복이 늦어진다고 한다.
심하면 꿰맨 부위가 터져서 출혈까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무섭다. 출혈이라니 ㅠㅠ
의사 선생님의 진료를 끝으로 3박 4일간의 치질 수술 입원을 마무리했다.

편안한 집으로 돌아와서 치질 수술 전의 극심한 고통을 떠올리며
긴급으로 했지만 치질 수술 잘했다며 나 자신을 다독였다.

수술 후 4일 차 (화요일)

치질 수술한 지 만 4일 만에 출근했다. 견딜만하다고 판단해서 출근했다. 하지만 그건 나의 자만이요 오판이었다.
출근 전 집에서 이미 두 번의 대변을 보았지만 회사에 가자마자 강한 압박이 밀려왔다.
식은땀을 흘리며 출근한 지 한 시간도 안되어 화장실에 갔다. 오늘 똥 누적 3회 ㅠㅠ

화장실에 갔다 온 뒤 업무를 보기 위해 동료와 얘기하는데 또 똥이 나오려고 한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출근한 지 두어 시간 만에 화장실 2회. 오늘 똥 누적 4회.
기상 후 4시간 만에 변을 4번 봤다. 참으려고 했지만 참을 수가 없다.

때마침 열도 났다. 수술 이후 계속 오후만 되면 열이 올라왔다.
극히 드문 경우지만 이미 부어오른 상태에서 수술을 한 거라 열이 날 수도 있다고 했다.
해열제를 먹으면 열을 떨어져서 큰 걱정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오후 휴가를 냈다.
최대한 자극을 자제하기 위해 집에 와서 침대와 한 몸이 되었다.


수술 후 5일 차 (수요일)

힘든 오전 시간과 열이 오를 것이 예상되어 회사에는 휴가 사용 선언을 했다.
역시 어제와 마찬가지로 기상 후 4시간 만에 4번의 똥을 쌌다. 너무 심하다.
참을 수가 없었다. 식은땀이 줄줄 흘렀고 참을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다. 발이 꼬인다.

식이섬유라는 것이 날 도와주기도 했지만 날 괴롭히는 존재이기도 한다. ㅠㅠ
자주 똥 마려운 거 말고는 딱히 불편한 점은 없었지만 똥 마려운 것 자체는 참을 수가 없고
너무너무 불안해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

수술 6일 차 (목요일)

다행히 오늘은 오전에 두 번의 변을 보고 병원에 외래 진료를 보러 갔다.

의사 선생님께서 화를 냈다. 왜 변을 자주 보냐고...
선생님~ 제가 원해서 그런 게 아닙니다. 나오는 똥을 어떻게 참습니까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진료를 보면 항상 본인 손가락을 내 똥꼬에 집어넣어 수술 상태를 확인해 주시는 고마운 선생님이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하루 1 똥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

아직 수술한 한쪽이 부어 있다고 잘못하면 터질 수도 있다고 한다.
수술 전 혈액 검사에서 혈색소 수치가 낮게 나왔는데 그 원인이 치질 때문인데 지금 수술 부위 잘못되면
당신 쓰러질 수도 있다고 겁을 주셨다. 네 내일부터는 반드시 한 번만 볼게요 ㅠㅠ
식이섬유가 날 이렇게 힘들게 만드는구나 ㅠㅠ

수술 1주일 이후~수술 11일 차 현재

수술 1주일(7일 차)이 되자 더 이상 열이 나지 않았고 외래 진료 시 의사 선생님께서는
수술 부위 부기는 점점 빠지고 있고 경과가 좋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하루에 2~4회 화장실에 갔고 이건 도저히 참을 수가 없는 고통이라
아랫배 반응이 오면 참지 않고 화장실로 달려가고 있다. 짧은 시간에 밀어냈다.

오늘 오전 외래 진료 시 수술 부위 붓기는 거의 다 빠졌고 수술 경과 2주가 되는
이번 주만 지나면 큰 문제없을 거라고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셨다.
다음 외래 진료는 수술 딱 2주가 되는 이번 주 금요일이다.


치질 4기로 인한 극심한 고통은 사라지고 깔끔한 똥꼬를 얻었지만 지금 걱정되는 건 딱 하나다.
매일매일 너무 잦은 똥을 싸지 않을런지 이 부분만 걱정이다. 불안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시간이 해결해 준다고 하니 의사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해야겠다.
처방해 준 약 꼬박꼬박 먹고 매일매일 좌욕~

다시 한번 강조한다.
다들 똥꼬 관리 잘하시기를... 모든 것을 잃어봐야 그 소듕함을 알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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