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 화요일인 11월 9일, 똥꼬 사이로 뭔가가 삐져나왔고 극심한 고통이 이어졌다.
목요일 오후 5시경 동네 앞 항문 전문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은 결과
긴급 수술이 필요한 치질 수술 4기였다. ㅠㅠ
아래 그림처럼 똥꼬 사이로 조금 한 고구마만 한 무언가 튀어나왔다. 너무 아팠다. ㅠㅠ
바로 다음날인 금요일 오후 5시에 수술이 잡혔고 채혈, 소변 등 기본 검사를 했다.
그리고 그것이 끝나자 내일 수술, 입원 준비물을 차근차근 알려주었다.
기본 세면도구, 생리대와 생리대를 붙일 삼각팬티, 입원해서 신을 슬리퍼,
치질 연고(처방해주면 약국 가서 받아오면 됨), 보호자 취침 시 보호자 침구, 기타(스마트폰 충전기 등)
수술 당일
수술 시간인 오후 5시 한 시간 전인 4시에 입원 준비물을 들고 동네 병원에 갔다.
초음파로 치질 4기의 내 똥꼬를 정확히 검사했다. 이 검사 역시 고통이 심하다.
이미 많이 부어 있는 상태지만 너무 심각한 상태라 긴급하게 수술을 선택했고, 수술 후 고통이나
회복이 약간 더딜 수 있다고 노년의 의사 선생님께서 다시 한번 설명해 주셨다.
수술 시간이 되자 나는 약간의 겁을 먹은 채 간호사의 안내를 받으며 수술실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수술대 위로 올라가서 새우처럼 등을 말았다. 하반신 마취를 위해 의사 선생님이 척추에 주사를 놓으니
다리가 따듯한 느낌이 들더니 하반신에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치질 수술을 위한 자세를 간호사들이 잡았는데, 그것은 마치 개구리가 엎드린 모습이었다.
그래야 의사 선생님이 똥꼬를 수술할 수 있으니깐... 먼저 대장에 있는 변을 제거했다.
하반신 마취를 했지만 뭔가가 후장에 훅 들어오는 느낌은 너무나 불편했다.
수술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15분 정도 걸린 듯했다.
의사 선생님은 쉬지 않고 수술 이후 주의해야 할 행동들에 대해 계속 설명해주셨다.
- 우리 병원 치질 수술은 아프지 않은 걸로 유명하다. (이 때는 저 말을 믿지 않았다.)
- 식이섬유 식후 3번 반드시 먹고 변은 반드시 하루에 한 번씩만 봐야 한다. (이 때는 저게 뭐 어렵나 했다.)
- 저것만 지키면 수술 이후 회복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제발 제발...)
수술이 끝나자 의사 선생님이 수술 전리품인 피범벅인 치질 살 덩어리 눈앞에서 보여줬다.
으악 내 똥꼬~ 수술이 아주 잘 되었다는 말과 함께...
수술이 잘못되었다고 하는 의사 선생님이 전 세계에 몇이나 있을까... 설령 잘못돼도 환자가 그걸 알리가 있나...
CPH(원형 자동봉합기 치핵절제술)을 진행했고 출혈과 통증이 거의 없고, 짧은 수술시간, 빠른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고 한다. 환자가 멀 알겠는가... 수술 잘 되길 바랄 뿐...
로켓 같은 도구로 로켓 머리 부분이 똥꼬에 들어가 분리되면서 그 사이에 있는 치질을 깔끔하게
제거하는 그런 것 수술 방법 같다.
수술 직후~마취가 풀린 후~입원 1일 차
수술이 끝났지만 마취 때문에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수술이 끝난 성인 남성을 휠체어에 옮기고,
또 그 큰 몸뚱이를 병상으로 옮기는 여자 간호사들이 힘들겠구나 라고 걱정을 해주는 여유까지 있었다.
불과 3~4시간 후에 벌어질 엄청난 상황은 예상하지도 못한 채...
수술 직후 병상으로 와서 보호자인 와이프에게 여유롭게 V 했다. ㅋㅋㅋ
간호사에게 물어보니 마취가 풀릴려면 3~4시간 걸린다고 한다.
시간이 조금씩 흐르자 본격적인 고통이 몰려왔다. 처음에는 아랫배, 방광 쪽이 계속 아리듯이 아팠다.
점점 고통은 심해졌고 화장실을 가도 오줌은 나오지 않았고 어지러워서 쓰러질 뻔했다.
수술 이후 두어 시간이 지나자 이제는 본격적으로 수술 부위인 똥꼬가 아파왔다.
내 생애 그렇게 심한 고통은 처음이었다. 수술 직후 무통주사를 꽂았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는 듯했다.
극심한 고통이 지속되는 건 정말 최악이었다. 너무너무 아프다고 간호사에게 징징대자
진통제는 자기 전에 놔야 한다고 참으라고 했다.
밤 10시 즈음에 죽을 줄 것이고 죽을 먹고 자기 전에 진통제를 놔준다고 했다.
나중에 와이프를 통해 들은 얘기지만 그날 수술을 5명 했는데 그중 2명이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는데,
그중 하나가 나였고, 나머지 하나는 젊은 여자였는데 너무 아파서 울었다고 했더랬다.. 이해가 간다...
죽을 먹고 진통제를 맞았는데도 극심한 고통은 줄어들지 않았다.
무통주사 도구가 고장이 났나... 정상적인 진통제를 나한테 투여한 게 맞나... 별라 별 생각이 들면서
입원 1일 차 밤을 지새웠다. 잠도 안 왔다. 하루빨리 이 밤이 지나가기를 바랄 뿐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중간중간 아주 짧게 잠이 들고 날이 밝아져 오는 게 느껴졌다. 다행히 통증은 이제 참을만한 수준이었다.
다음날 아침 간호사님이 어제 수술했던 엉덩이 부위 솜, 반창고 등을 떼어 주었고
팬티에 생리대를 붙여서 입으라고 했다. 그 사이 아침밥이 나왔고 허기져서 맛있게 먹었다.
10시 즈음되자 와이프가 왔고 밤새 징징댔던 나의 모습 대비 편안한 내 얼굴, 몸 상태를 확인했다.
아침을 먹고 의사 선생님, 간호사가 강조했던 식이 섬유 두 봉을 털어 넣었다.
위에 있는 식이 섬유가 얼마나 중요한지 오늘은 알지 못했다. 그리고 얼마나 나를 괴롭히는지도 이날은 알지 못했다.
두 번째 에피소드로 치질 수술 후기를 이어가 본다.
다들 똥꼬 관리 잘하시기를... 모든 것은 잃어봐야 그 소중함을 알듯이...
2021.11.23 - [살아가는 이야기] - 초 긴급 치질(치질 4기) 수술 후기 - Episod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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