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간 8살 아들이 일요일 늦은 오후 갑자기 큰 소리로 외친다.
"아 아~ 긴급 속보를 알려드립니다.
내일 월요일 학교에 가야 한다고 합니다. “
긴급 속보? 뭔 소리인가 싶어 집중했지만 약간은 허무한 그냥 하는 소리였다.
학교 이제 겨우 한 학기, 5개월 다녔는데 학교 다니기 싫나?
대학교까지 15년 이상 학교를 가야하는데 벌써부터??
학교 다니는게 재미가 없나, 누가 괴롭히나???
허무한 농담으로 생각이라고 치부하기엔 부모로서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었다.
한때 한 2년은 3개월에 한 번씩 입원할 정도로 몸이 약했고
작년에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유치원은 반 이상 안 나갔고(그 전 어린이집도 마찬가지)
또래에 비해 말도 느리고 해서 또래들 하고 초등학교 잘 다닐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아직까지는 결석 없이, 큰 무리 없이 아주 성공적으로 다니고 있다.
수업 시간에 집중력 있게 참여를 잘하고 있다는, 수업시간에 발표도 매우 잘하고 있다는
담임 선생님의 말에 엄마, 아빠는 약간 과장은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런 저런 걱정에 비하면 매우 잘해주고 있는 여덟 살 장한 아들이다.
어느 날 아침에는 아침 밥 먹기 전에 오늘 받아쓰기 시험이라고 나한테 문제를 불러 달라고 졸랐다.
수학은 곧 잘 했지만 국어 단어 받아 쓰기 시험 보면 한 두 문제 맞고 대부분 틀렸는데
스스로 줄기차게 노력하더니 그날 아침 내가 불러주는 단어 18개 전부 또박또박 쓰고 다 맞췄다.
그 자신감으로 본 시험에서도 백 점을 맞아 친구들 앞에서 박수를 받았다고 자랑을 했었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는 아들의 속보를 듣고 나도 큰 소리로 한마디 해본다.
“ 긴급! 긴급! 정말 긴급입니다.
긴급 속도를 알려드립니다.
내일부터 다시 회사에 가야한다고 합니다. “
8살 아들은 부모의 걱정을 기우로 만들었지만 나의 걱정은 REAL, 찐 불만이요, 현실이다.
“ 아 진짜 회사 가기 싫어 “
2021.08.27 - [살아가는 이야기] - 코로나 백신 유급휴가와 대체공휴일을 감안한 9월, 10월 회사 가는 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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